. 소리소문 없이 나타나는 침묵의 병, 심혈관 질환
[0].jpg)
주위에서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거나 죽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이들 모두의 공통적인 원인은 대부분이 바로 심혈관질환이다. 이처럼 심혈관질환은 환자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단계별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형태로 극단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침묵의 병으로 불린다.
고혈압환자에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해 보이는 사람들이 이유 없이 돌연사하는 커다란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피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 심혈관 질환
심장에서 나온 혈액은 우리 몸의 각 기관들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다가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과 노폐물이 쌓이고 심장 박출량이 줄어들기도 하는 등 혈액의 원할한 흐름을 막는 요인들이 생긴다. 그래서 발생하는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등을 모두 심혈관질환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심장 및 혈관과 관련된 질환으로 일단 발병하면 위험하지만, 미리 위험 원인을 발견하면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을 미리 알고 있다면 심각한 상태에 이르지 않을 수 있다. 위험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WHO가 출간한 세계건강보고서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의 원인 중 75%가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비만, 흡연, 당뇨병, 허혈성 심장질환의 가족력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인구의 1/4~1/3이 고혈압을 갖고 있을 정도로 심혈관 질환은 한국인에게 매우 위협적으로 다가와 있다.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을 살펴보자.
■ 고혈압, 동맥 손상으로 합병증을 유발 고혈압이 지속되면 매끄러운 동맥벽에 손상
을 주고 혈관에 콜레스테롤과 혈소판 등이 축적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 당뇨병, 몸 속 지방률을 높여 혈당치가 높은 사람은 혈중 콜레스테롤 및 다른 지방성
분도 함께 높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약물요법을 비롯하여 식사, 운동 습관을 통
해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 고지혈증, 혈액 속에 지방을 막아 혈중 콜레스테롤 250mg/ml이상인 사람
은 200mg/ml 미만인 사람보다 동맥경화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5배 정도 높다.
■ 흡연, 심장으로 산소가 운반되는 능력을 감소 니코틴 성분은 심장을 자극해 심장박
동수를 늘리지만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을 감소시켜 심장 근육과 뇌세포에 산소 결핍
을 일으킨다.
■ 비만, 체중만큼 심장을 자극 평균체중을 초과한 만큼 심장이 일을 더 해야 하기 때문
에 부담이 커지는 비만은 다른 위험 요인인 고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 당뇨병과
도 연관이 높다.
■ 모든 질병의 원인, 스트레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의 교감신경과 뇌하수체가 동시
에 자극을 받아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킨다.
■ 운동부족, 혈액의 운반을 방해 규칙적인 운동은 동맥경화예방에 중요하다. 혈중콜레
스테롤을 줄여 줄뿐만 아니라 혈압을 조절해주며 당뇨병을 완화시키기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 무시할 수 없는 가족력 가족 가운데 심혈관질환과 관련된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
다면 주의를 기울이고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
심장질환 사망률 10년 사이에 두 배 증가
심혈관질환은 암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 10만명 당 사망률: 암134.5명 심혈관계 인구 10만 명당 116.6명 꼴) 특히 돌연사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주범으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지난 93년 인구 10만 명당 12.5명에서 2003년에는 24.6명으로 10년 사이 두 배 가량 증가했다. 1980년대 이후 전통 식단이 서구형으로 바뀌면서 급격하게 늘기 시작해서 지금은 한국인 사망원인의 25%를 차지할 만큼 치명적인 질환으로 부각됐다.
이 같은 심혈관 질환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과음,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여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더욱 발병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당뇨병의 경우 4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우리나라 30대 이상의 1/3이 고혈압, 당뇨병, 비만 중 한 개 질환을 보유한 '고 위험군'에 해당하는 만큼 심혈관 질환 발병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심혈관질환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부터 3월까지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이 시기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망원인 1위인 암과 달리 심혈관 질환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므로 특히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복합적인 심혈관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은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 전문의와 상의 후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은 미국 심장학회(AHA), 세계보건기구(WHO)등에서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권장하는 방법으로 세계보건기구인 WHO는 가공식품에서의 소금 첨가량의 감소, 금연 캠페인의 활성화, 아스피린과 저용량의 혈압약을 매일 복용하는 것 등의 국가적 차원에서의 캠페인이 뇌졸중이나 심장병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을 5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글/신현호/관동의대제일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