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종발생, 4년새 급격히 증가

대장암이 가속페달을 밟듯이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신규대장암 환자는 16300명으로 2000년에 비해 50%나 증가했다. 또한 2007 지역별 의료 이용통계에 의하면 대장암이 진료인원 1위인 위암을 제치고 가장 증가율이 높은 암으로 자리잡아 암 질환 중 대표적인 관심 대상군으로 밝혀졌다. 대장암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용종발생 또한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지부 지정 대장항문 전문 대항병원이 지난 5년간(2004~2008) 대장내시경을 받은 검사자 113.85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용종을 가진 검사자가 2004년에 비해 무려 72%나 증가한 47%(53,780명)에게서 용종이 발견되었으며, 그 중 3%(1,627명)가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대장암 진단자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 보았더니 60대 33%(537명), 50대 29%(471명), 70대 16%(253명), 40대 14%(228명), 그 외 연령층은 각각 10% 미만으로 50~60대에서의 대장암 진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용종이 많고 크기가 클수록 대장암 위험 증가

대장용종은 그 자체가 큰 질병은 아니지만, 용종으로부터 진행되는 대장암이 약 95%나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용종은 비선종성 용종과 선종성 용종으로 크게 나뉘는데 특히 선종성 용종의 경우 대장암으로 진행될 유전적 요인을 갖고 있다.

따라서 용종의 수가 많을수록 발견된 용종의 크기가 클수록 대장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용종의 크기가 2cm 이상이면 그 속에 암세포가 들어있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선종의 크기에 따라 대장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에 대해 0.6~1.5cm의 선종은 2%, 0.6~2.5cm 19%, 2.6~3.5cm 43%, 3.5cm 76%라고 보고되기도 했다.

용종 증가 이유

용종은 대장상피세포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유전자 돌연변이는 일반적으로 육류나 기름진 음식의 과도한 섭취가 원인이 된다.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하다 보면 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자연히 담즙산 같은 독성물질의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에 장점막 세포가 손상을 입게 된다.

최근 들어 용종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서구형 식습관의 과속화, 좋지 못한 생활환경 및 유전적인 요인 등을 들 수 있다. 가족력을 포함한 용종 발병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전적인 소인을 갖고 있는 사람은 용종의 발생확률이 더욱 높다. 경쟁사회에서 느끼는 직업병 수준의 스트레스와 환경오염 등의 후천적인 요인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식이섬유소의 섭취량 부족과 설탕 같은 정제된 당류의 과도한 섭취 그리고 나쁜 음주 습관 등이 용종의 발생률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초기에는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 해

최근 유명인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이 대장암에 걸렸다는 비보를 접할 때마다 대장암 말기에 병원을 찾았다는 것이 더 안타깝게 한다. 그만큼 대장암은 초기에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만이 대장암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 할 수 있다. 대장암 초기에는 암의 크기가 작아서 별다른 증상이 없다. 그러나 암덩어리가 커질수록 변이 통과하는 것을 막게 되고 출혈 발생과 동시에 여러 가지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대장암은 위치에 따라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우측대장암은 체중감소, 빈혈,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등을 좌측 대장암은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 변비 증상 등이 심하며 배변횟수가 많아진다. 또한 점액이 계속 나오거나 출혈이 생긴다. ..생존율과 관련해서는 조기 대장암 수술시에는 약 95% 정도 거의 완치된다고 볼 수 있다. 대장암 2기에서는 약 70%, 3기로 넘어가면 30~50%, 4기에서는 5%이하의 생존율을 보인다. 진행성 암일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대략 50%정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장암의 조기발견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대장암의 치료

◎ 외과적 수술

대장암에서 가장 보편적이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용종 및 암조직의 손상부위가 크거나 림프절 전이가 있을 경우에는 종양 및 종양과 관계된 림프절을 포함하여 광범위하게 절제한다. 접근방법에 따라 개복수술 및 복강경 수술로 나누어 지는데 두 방법 모두 암의 완치율에 동일하게 안전하다. 단, 복강경의 방법은 수술 후 좀 더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 항암화학치료

[보조요법]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으로 수술로 종양과 관계된 조직을 완벽하게 제거한 후(근치적 수술) 확진된 병기를 근거로 재발을 좀 더 낮추기 위하여 사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대장암 2기 이상의 경우에 사용한다.

[고식적요법]

근치적 절제술과 보조항암화학치료가 끝나고 추적관찰 중 재발한 경우, 수술적 방법으로는 근치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또는 처음 수술 당시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하여 잔류암이 있는 경우 사용한다.

[신보조요법]

진단 당시 수술적방법으로는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힘든 경우에 수술 전 항암화학치료를 시행하는 방법이다.

◎ 방사선치료

대장암 중 거의 대부분 직장암의 경우에 사용하게 되며, 직장암 중에서도 진행된 중/하부 직장암에서 주로 사용하게 된다. 과거에는 수술 후에 많이 사용하였으나, 최근에는 수술 전에 먼저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여 종양을 축소시킨 후 수술을 시행하는 수술 전 방사선 치료방법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 조기대장암에 대한 내시경적 치료방법(ESD점막하박리법)

0기~1기로 분류되는 조기대장암은 암세포가 임파선까지 전이되지 않고, 점막하층에 국한된 경우를 말한다. 이 시기에는 암 덩어리만 제거해도 다른 조직으로 거의 전이되지 않는다. 개복수술 없이 내시경만으로 암덩이를 절제하는 치료법을 내시경점막하박리법(ESD)이라 한다.

ESD는 점막 밑에 약물을 주입하여 점막과 근육층이 충분히 분리될 수 있도록 점막하층을 부풀린 후 내시경을 통해 삽입할 수 있는 메스로 병변 주변의 점막을 박리하여 용종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글/이인택/ 대항병원 대장암클리닉,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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