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후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더부룩함과 소화불량! 혹시나 싶어 검사란 검사는 죄다 해 보지만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낭패감 마져 든다. 이처럼 위장에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각종 소화이상을 보이는 이른바 '기능성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런 불편한 증상 때문에 학업이나 업무에 지장받기 일쑤다. 특정한 병도 없으면서 불편하기만 속,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고시공부를 하고 있는 김 군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침에 겨우 눈을 뜨고는 고시학원으로 향했다. 어제는 아침을 굶은 후 배가 몹시 고파 점심에 밥을 2공기나 먹었다. 밥을 먹는 동안에도 머리 속에는 온통 고시생각 뿐이었다. 최근에는 여유롭게 식사 한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식사 후에는 예외 없이 속이 더부룩하고 가득한 느낌이 들고 때로는 통증도 생겼다. 최근에는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아 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 이상 소견은 없다고 했다.

특별한 병은 없는데, 속이 더부룩 답답할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증  

김 군처럼 상복부 중심부의 통증과 포만감, 팽만감, 조기만복감, 불쾌감이 만성적으로(지난 1년간 약 12주 이상)있으나 내시경 검사로 증상을 설명할만한 기질적 질환이 없고, 증상이 배변 후에도 완화되지 않으며 대변의 횟수나 형태의 변화는 없는 경우를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증상에 따라 3가지 형태로 분류하는데, 상복부 중심부의 통증이 가장 불편한 증상일 경우를 궤양형 소화불량증, 상복부 중심부의 비통증성 불편감(상복부 포만감, 팽만감, 조기 만복감, 오심 등)이 주된 증상일 경우를 운동이상형 소화불량증, 위 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를 비특이형 소화불량증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형태들은 증상에 따라 약간씩만 차이가 있을 뿐, 서로 확실히 구분되지는 않으며 여러 형태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왜 생길까?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전 세계적으로 20% 내외로 추정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소화기 질환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원인으로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 위와 십이지장의 운동성 변화, 위장관 감각의 과민 반응,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요소 및 환경적인 요소, 자율신경 장애, 그리고 헬리코박터균의 감염과도 관련되어 있다.

김 군과 같은 경우에는 불규칙한 식사습관과 과식 그리고 짧은 식사시간,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과 연관이 있으며, 이들이 기능성 위장장애의 유발 인자로 작용하여 속쓰림, 구역, 구토, 소화불량, 식후 상복부 불쾌감 등의 위장관 증상을 초래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과식 불규칙한 식생활을 피하라!

흥미로운 점은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들은 음식을 급하게 먹는 경향이 있으며, 하루 세끼의 식사를 하지 않고 과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가능한 아침 식사는 거르지 말고 가볍게 하는 것이 좋으며, 과식을 피하고, 식사시간을 잘 지키고, 가능한 천천히 식사를 하도록 하며, 조미료와 기호품의 사용은 가능한 한 제한하며, 식사를 하는 동안에는 일상생활의 복잡한 일들은 잊고 음악을 듣거나 유쾌한 대화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커피, 담배& 스트레스는 NO

또한 술이나 담배, 커피, 탄산가스가 포함된 음료는 삼가하고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맵거나 자극성이 강한 음식,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에 대한 반응은 개개인에 따라 크게 다르므로, 본인이 먹어서 불편한 음식을 삼가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약물로는 운동이상형 소화불량증에는 위장관 운동촉진제가, 궤양형 소화불량증의 경우에는 위산분비억제제가 도움이 되며 최근에는 새로운 위장운동 촉진제 및 내장 진통제 대해 연구 중에 있다.

40세 이상은 일년에 한번 정기적인 위검사를 받자!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질환은 아니지만, 만성적으로 불편감을 주어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질환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증상 자체만으로 기질적인 질환과 구별할 수 없다. 따라서 설명하기 어려운 체중감소나 연하곤란증, 출혈, 지속적인 구토, 극심한 통증, 발열 및 황달 등의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여 필요한 검사를 하며, 40세 이상에서는 일년에 한번 정기적인 위 검사가 추천된다.

글/ 이오영/ 한양대학교 소화기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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